새로운 도전

2017년 11월 12일 , 블로그, 독일

미국 취업비자를 포기하고 독일로 오기로 결정한 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기간 대략 3주 남짓. 다니던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부랴부랴 건너온 것 같다.

14년 전 배낭여행으로 온 적 있는 프랑크프루트, 베를린이지만 그 때와는 다르게 그냥.. 한국 같다. 나이가 들어서인지, 처음이 아니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익숙하다. 어쩌면 여행을 많이 다녀본 뒤라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고 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. 다행히 영어는 꾸준히 공부해와서 그런지 배낭여행 때처럼 주눅들어 있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.

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?

2014년 초, 프랑스가 스타트업 개발자 전용 특수비자를 만들어 해외 기술인력을 끌어들인다는 소식을 듣고 시작된 해외취업을 향한 도전이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결국 미국에 안착하는 듯 했으나,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이민 문 잠그기로 험난한 길이 예상되어 결국 두번째 옵션이었던 독일행을 택했다. (세번째 옵션에 호주가 있지만 영어점수가 안 나와서..)

그럼 왜 독일행을 택했을까?

완벽하지 않은 영어, 특출나지 않은 개발 경력과 실력을 가지고 여유롭게 일하며 대우 잘 받고, 안정적인 기반 위에 좋은 생활, 교육 환경을 누리며, 아이들이 있어서 혜택을 받으며, 여행을 좋아하여 유럽 국가들을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.

그리고 2012년부터 시행된 블루카드라는 특수비자를 통해 해외이민에서 가장 중요한 신분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. 생활독일어가 가능한 수준이면 빠르게는 21개월, 아니면 33개월 뒤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.

많은 도시들 중 베를린으로 온 이유는 뭘까?

2015년 즈음부터 베를린이 뉴욕의 브루클린처럼 싼 동네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정부 지원으로 IT 스타트업이 많아지면서 나름 핫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. 그러다 보니 개발자도 많이 필요하게 되고 거기에 나도 좀 얻어걸려 볼려고 왔다. 이민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영어만 해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베를린의 장점이다.

미국 취업비자 심사를 기다리다 지쳤고,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인 성격인지라 서둘러 온 감이 없진 않지만 잘 준비해서 정착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.

이 글은 아마 내가 베를린에 정착하게 된다면 공개될거다.